2013/01/09 14:18
09
• 전북 임실군 관촌면 운수리,성수면 삼봉리
고덕산(高德山 625.1m)은 고덕마을에서 따온 평범한 이름으로, 이 산은 한적한 곳에 떨어져 있지만 동서로 길게 뻗은 암릉의 산행미가 일품이다. 남근바위, 산부인과바위, 마당바위, 전망바위, 통천문, 촛대바위 등 특이한 바위가 많다. 55번 지방도로 좌산리에서 남쪽, 30번 국도의 관촌ㆍ임실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병풍처럼 둘러쳐진 고덕산 암봉들이 내동산과 함께 눈앞을 가득 채우며 산꾼을 유혹한다.
아쉬운 것은 산행코스가 짧아서 동쪽에 있는 삼봉산까지 연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임실 고덕산 주변에는 특이한 지명이 많음을 알 수 있다. 동쪽 골짜기는 피란가면 살아남는다는 피아골인데 지금은 축사가 들어서 염소들이 진을 치고 있다. 그 앞에 세 개 봉우리로 이루어진 삼봉산(三峰山 529m)이 솟아 있고, 마을 이름도 삼봉리다.
등산안내도가 있는 고덕마을회관 앞에서 북동쪽을 바라보면 웅장한 암릉으로 이루어진 고덕산이 부끄러운 새색시처럼 고개를 살포시 내민다. 마을회관을 출발하여 나무계단을 지나면 송림과 암릉으로 이루어진 곳에서 철계단을 오르게 된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1봉에 오르면 전망이 아주 좋다.
동쪽은 가야 할 암릉이 군신처럼 늘어서 있고, 남쪽은 덕봉사와 고덕마을, 건너편엔 삼봉산이 지척이다. 서쪽은 임실읍과 백련산·회문산·나래산이 다가오고, 북쪽은 내동산·덕태산·선각산, 동쪽은 섬진지맥과 금남호남정맥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하늘금을 그린다.
1봉과 2봉의 암벽 사이에서 직각으로 설치된 철 계단을 힘들게 내려갔다가 오르면 제2봉이다. 백운과 관촌을 이어주는 742번 도로가 눈앞에 다가선다. 아슬아슬한 바위를 타고 오르내리면 멋있는 노송과 바위가 어우러져 산행미의 극치를 이루는 제3봉에 닿는다. 서쪽으로 눈을 돌리면 지나온 암릉과 가야할 암릉들이 첩첩이 다가선다.
배를 잔뜩 움추리고 통과해야 하는 산부인과바위를 만나자 모두 우회한다. 4봉에 서면 벼락에 맞아 동쪽 면이 떨어져 나간 모습이 마치 불끈 솟은 남성 상징 같은 남근바위가 반긴다.< 5봉과 6봉을 지나 사거리를 만나면 북쪽은 정상을 거치지 않는 선바위 지름길, 남쪽은 덕봉사, 동쪽은 7봉을 거쳐 정상으로 가는 코스다.
7봉의 바위로 다가가자 농장에서 소풍 나온 염소들의 배설물이 수북하다. 사방이 막힘없는 전망바위에 서면 동쪽엔 삼봉산(529m)이 지척이고, 그 아래 피아골에는 축사와 남쪽으로 삼봉저수지가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그 아래 마당바위가 반긴다. 7봉에서 8봉의 암벽구간은 5m쯤 뚝 떨어지며 오금을 저리게 한다.
거대한 바위에 오르면 전망 좋은 8봉의 고덕산 정상이다. 사방이 탁 트인 조망바위에 서면 서쪽의 지나온 암릉과 동쪽의 앞으로 걸어 가야 할 암릉이 오버랩 된다. 정상에서 서쪽은 원점회귀코스, 남쪽은 덕봉사와 고덕마을로 가는 코스와 임실의 백련산으로 뻗어가는 섬진3지맥, 동쪽은 암릉을 거쳐 선바위재와 삼봉산으로 가는 코스다.
동쪽으로 내려가면 지리산 통천문처럼 천연돌문이 나타나고, 암릉을 내려서면 우뚝 솟은 촛대바위가 버티고 있다. 나약한 밧줄에 의지해 암벽을 내려오면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생명줄을 놔버린 고사목을 만난다. 지나온 암릉을 뒤돌아보면 남쪽면의 바위가 떨어져 나가 위험스럽게 보인다. 곧이어 6봉과 7봉 사이의 사거리에서 정상을 거치지 않고 지름길로 내려오는 삼거리를 만난다.
노송과 바위가 어우러진 암릉의 전망대를 지나면 남쪽으로 염소농장에서 설치한 낡은 철조망을 만나고 부드러운 흙길의 선바위재에 닿는다. 진달래군락을 걸으면 북쪽 742번 도로와 진안 구신마을 그리고 내동산이 보이고 남쪽으로 피아골의 염소농장이 다가온다. 선바위재에서 구암리로 내려가는 길과 헤어진 산줄기가 동에서 남쪽으로 꺾여 가다가 피아골 농장과 구암리로 가는 임도를 만난다.
울창한 잡목을 헤치면 묘소가 나타나고, 서쪽은 송림인데 동쪽은 전나무 숲을 벌목해서 오르기가 불편하다. 작은 봉우리를 올라서면 이곳에서 섬진3지맥이 남쪽으로 가는 삼봉산 줄기를 내려놓고 성수산을 거쳐 팔공산에서 호남정맥을 조우하게 된다. 잡목이 우거져 길이 희미한 서쪽 산줄기를 걸으면 작은 봉우리 두 개를 지나서 밋밋하고 수풀이 우거진 세 번째 봉우리에 닿는다.
여기 삼각점(임실433)이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 1코스의 대운치로 가려면 섬진3지맥 분기점으로 15분쯤 되돌아와 동쪽으로 간다. 낙엽송 군락지이고 북쪽 관촌면 구암마을과 남쪽 성수면 대운리를 잇는 농로가 있는 구암재를 만난다(삼봉산에서 30분 소요).
이곳부터 행정구역은 임실군 관촌면이 끝나고, 진안군 성수면과 임실군 성수면이 접경을 이룬다. 낡은 철조망을 오가며 낙엽이 수북해서 발이 자꾸만 뒤로 밀리는 오름길과 씨름하다 보면 서쪽으로 고덕산과 삼봉산의 웅장한 모습이 한눈에 잡히고 밋밋한 504봉에 닿는다.
북쪽은 원구신마을로 가는 희미한 길이 있고 지맥은 동쪽으로 내려간다. 북쪽으로 분뇨 냄새가 진동하는 파란 지붕의 축사를 지나 진안군 성수면과 백운면, 임실군 성수면을 경계하는 대운치로 내려선다(삼봉산에서 1시간25분 소요). '행복한 고장 진안군'이라는 표지판이 보이고, 지맥은 동쪽의 성수산과 팔공산을 향해 달린다.
2코스의 원삼봉마을 하산 길은 남릉으로 이어진다. 벌목으로 듬성듬성한 소나무 사이로 무성하게 자란 억새와 씨름해야 한다. 임도를 걷다가 농경지가 있는 대밭뜸과 도화동을 잇는 농로에 닿는다(삼봉산에서 35분 소요). 토굴 같은 농로를 지나 남쪽으로 걸으면 도화동과 원삼봉을 잇는 농로에 내려선다. 여기서 원삼봉까지 도보로 25분 소요된다.
※ 산행코스
• 고덕마을→(1.3km)→8봉→(1.3km)→선바위재→(1.2km)→섬진3지맥 분기점→(0.7km)→삼봉산→(0.7km)→섬진3지맥 분기점→(1.5km)→507봉→(0.8km)→대운치 30번도로(7.5km, 약 3시간)
• 고덕마을→(1.3km)→8봉→(1.3km)→선바위재→(1.2km)→섬진3지맥 분기점→(0.7km)→삼봉산→남능벌목구간→(1.5km)→도화동→(1.0km)→원삼봉마을(7.0km, 약 3시간)
• 고덕마을→1봉~8봉→남릉→안부→덕봉사→고덕마을(5.5km, 2~3시간)
• 고덕마을→1봉~8봉→동릉→선바위재→구신리(5km, 2시간)
• 번화치→490.9m봉-(3.5km)→무제봉-(4km)→배재-(2.2km)→지초봉-(3km)→원통산-(3km)→원치(15.7km, 6시간)
• 학정 새마을회관→호산재→삼거리→헬기장→원통산→새목→동쪽 능선→용수골→농장→농로→학정(9.5km, 4시간)
• 학정 새마을회관→삼거리→헬기장-(3km)→원통산-(3km)→지초봉-(2.5km)→세심 자연휴양림(8.5km, 3시간30분)
• 청웅면 옥전리 모래재~417.7m봉~두만산(斗滿山 520m)~무제봉(雩祭峰 558m)~489m봉~535m봉~지초봉(芝草峰 571m)~원통산(遠通山 603.5m)~임실군 청웅면 사곡리~임실군 강진면 방현리 수동~임도~백련산(白蓮山 754m)~712m봉(칠백리고지)~569m봉~임실군 운암면 운암리 모시울(22km, 약 10시간)
※ 교통정보
• 호남고속도로 전주나들목-동부우회도로(17번국도)-관촌사선대-좌산(55번도로)-721번도로-742번도로-덕봉암 표지판(우회전)-고덕교-고덕마을회관(742번도로)-대운치(30번국도)-성수면 원삼봉
• 88고속도로 남원나들목-17번국도-오수-임실역-성수(30번국도)-원삼봉-대운치-742번도로-덕봉암 표지판(우회전)-고덕교-고덕마을회관
•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장수나들목-천천-진안-마령-백운(30번도로)-임실 성수 원삼봉-721번도로-고덕마을
• 전주는 철도, 고속도로가 지나고 있어 전주까지의 교통은 쉽다. 회귀산행이 아니어서 승용차로 가기는 마땅치 않지만 교통은 편리하다. 산행기점인 약수터는 시내나 마찬가지여서 걷거나 택시를 이용해도 좋고 시내버스 편도 많다. 시청에서 약수터까지 걸어도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 산행종점인 신리의 어두마을까지 매시간 시내버스가 다니고 있다. 173번 버스는 사단 앞에서, 174번 버스는 농수산시장에서, 175번 버스는 동물원에서 세 종류의 버스가 각각 7차례씩 어두마을을 드나든다. 각각 신학대학 행으로 써붙이고 다닌다. 신리 큰마을은 17번 국도와 철로가 지나고 있어 많은 차가 지나기 때문에 교통 편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 임실터미널(642-2114), 관촌터미널(642-0177). 관촌~좌산~백운 군내버스 운행, 임실~성수면~원삼봉 군내버스 1일 3회 운행. 대중교통이 불편하므로 승합차나 대형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 전주 신리 등지에 여관과 식당이 많아서 숙박과 식사를 하기는 편리하다. 특히 신리에 가까운 죽림에 죽림온천, 송산온천 등 좋은 온천이 있고 어두마을에는 유스호스텔도 있다.
• 관촌기사식당(대표 유정근ㆍ063 642-8032) 다슬기탕이 별미다. 섬진강 상류 오원천에서 잡은 다슬기에 호박, 부추 등 갖은 양념으로 맛을 낸 국물이 개운하고 수제비를 넣었다. 동의보감에 간장ㆍ위장에 좋은 것으로 나와 있다. • 사선정(대표 윤건숙ㆍ642-8212) 한방오리전골이 좋다. 중풍, 고혈압, 신경통, 허약체질, 결핵 등의 치료와 예방에 효과가 있다.
'베스트명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원] 고리봉 등산지도 (0) | 2013/01/09 |
---|---|
[남원] 고정봉.문덕봉.고리봉 등산지도 (0) | 2013/01/09 |
[임실] 고덕산 등산지도 (0) | 2013/01/09 |
[영동.금산] 갈기산.월영산 등산지도 (0) | 2013/01/09 |
[단양] 황정산 등산지도 (0) | 2013/01/08 |
[문경] 황장산 등산지도 (0) | 2013/01/08 |
댓글이 0개 달렸습니다.